패션과 수향? 이상한데 어울리는 복원패션고진(濮院时尚古镇)

2025. 11. 24. 21:37Travel/Shanghai(上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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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디를 가볼까?
상하이를 자주 가다보니 이제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하는데 대도시는 항상 무엇인가 새로운 게 만들어지고 없어진다.
2023년에 새로이 개장한 수향마을 관광지가 있다.
이름하여 복원패션고진

한국어로 들었을때는 뭔가 복원을 하고 그게 패션과 연결이 되어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고진이라고? 웬지 가고 싶어지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 이름이다.
하지만 중국어로 된 명칭을 보자 그런 뜻이 아니라는걸 알았다.

濮院时尚古镇
濮院 : 동네이름이다.
时尚 : 패션이라는 뜻으로 번역이 되기는 하지만 이건 의류의 패션이 아니라 트랜디하다는 뜻으로 번역할 수 있다.
古镇 : 오래된 마을, 주로 수향마을을 뜻한다.

즉, 복원이라는 동네에 만들어진 트랜디한 수향마을이라는 뜻이된다.
사진을 보니 우전하고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우전보다는 조금 가깝다.(차량으로 20분정도 가까움)
이제 가기로 결정했으니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지도를 보니 겁나 멀다.

비단과 직물의 고장 복원
복원(濮院)은 중국 절강성(浙江省) 가흥(嘉兴)에 위치하며, 남송(南宋) 시대부터 이미 상업이 발달했던 지역이다.
특히 수백 년 동안 비단과 직물 산업의 중심지로 번성해 왔다.(이래서 패션이라는 명칭을 붙였나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비단의 역사: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급 비단은 "복원 비단(濮院丝绸)"이라 불리며 명성을 떨쳤고, 명청(明清) 시대에는 이미 전국적으로 중요한 직물 무역 중심지 중 하나였다. 그리고 주변의 강과 운하를 이용한 물류 운송이 활발했기에 엄청나게 잘 사는 고장이었다고 한다.

패션 고진으로의 재탄생 과정
시간이 흐르며 전통 직물 산업이 현대화되면서, 복원은 '모직 스웨터 산업'으로 다시 한번 중국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 지역은 현재까지도 중국 최대 규모의 모직물 및 스웨터 생산 및 유통 기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특히나 캐시미어 제품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시내 곳곳에 서울의 동대문 패션타운 같은 대형 건물들이 매우 많은데 모두 캐시미어 제품을 취급한다고 한다.

복원이 속해 있는 통샹(桐乡)시에 보면 이러한 상가 건물들이 엄청나게 많다. 거의 모두 캐시미어 제품을 거래하는 상가라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복원은 전통 수향 마을의 모습을 철저하게 복원하고 현대적인 패션 및 문화 요소를 결합하여 특별한 관광지로 재개장하게 된다.

패션 테마: '복원패션고진'이라는 이름처럼, 전통 건축물 속에 패션 스튜디오, 디자이너 샵, 패션 관련 전시 공간 등이 조화롭게 자리 잡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건물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건물이 아니라 명청 시대의 건물처럼 보이도록 매우 섬세하게 신경을 썼다.
심지어 오래되서 갈라진 틈새처럼 보이도록 만든 건축물도 있다.

고진의 출입구는 우전과 아주 유사하다.


그리고 확실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는게 티가 난다.

키오스크에 한글메뉴까지 있다.

여기는 매일 저녁에 퍼레이드를 한다고 한다.


여기 복원의 복()자가 성(姓)씨다.
즉, 복씨 집안이 이 지역의 유력한 가문이었다.
그리고 이 복씨는 황제가 하사한 성이라고 한다.
또 나중에는 이 집안에서 부마(황제/왕의 사위)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제 복원고진을 잘 둘러보자


여기의 특징이 아주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처럼 보이지만
거의 다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출입이 자유롭다.
새로 짓는 건물이 옛날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써서 공사기간이 오래걸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복선사라는 큰 절이 하나 있고 복선탑이라는 7층짜리 탑도 있다.
우전과는 달리 이 탑은 입장료가 없고 엘리베이터도 있다.


여기 복원고진의 특징은 사람이 적다.
중국의 관광지에 사람이 없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우전에 비하면 현저히 사람이 적다.
그래서 좀 더 여유로운 구경이 가능하고
특히나 사진찍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한푸를 입고 촬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인 장소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웹드라마 촬영팀을 세팀이나 만났다.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사진빨을 엄청 잘 받는다.
실물도 잘생겼는데 사진은 더 잘 나온다. 하지만 누군지는 모르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관람객이 적어서인지 식당 같은 시설들이 아직 모두 입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음식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다.
그래도 대략 10군데의 식당은 영업 중이다.

수향마을은 저녁에 조명이 들어올 때가 진짜 멋있다. 
특히나 여기는 사람이 적어서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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